신상 오마카세인 '동양'. 모임에 오픈 극초기에 다녀온 친구가 있다. 극칭찬을 하기에 너무너무 궁금해서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이글은 2022.11월이기에 현재와 조금 차이점이 있다는 점....! 동양 오마카세는 가오픈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아 벌써 부터 예약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결론만 말하자면 스시 오마카세에 살짝 질렸다면 어묵이 메인인 이곳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은 어떠실지 모르지만 당시 음식 설명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따로 궁금증이 없을 정도 였다.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요리와 동양 어묵회사를 운영하시는 분이라 그러시나...? 고객 서비스 스킬은 낮은 편이지만 원석 같은 느낌이기에 잘 다듬어 지면 충분히 훌륭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 2022.11 기준
디너: 17:30 ~ 22:30
가격: 55,000원
콜키지: 병당 2만원

'동양' 오마카세 위치는 지도상으로 보면 역과 굉장히 가까워 보이는데 저녁에 찾아가는 초행길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멀게만 느껴졌다. 간판도 없고 등으로 작게 한자로 東洋이라 밝혀져 있어 마치 보물찾기 한 듯한 느낌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마자 어묵의 냄새가 가득 채운다. 정말 따뜻한 사케를 마셔야하는 곳이란 느낌이 딱 들었다고 해야할까? 겨울하면 무조건 동양이 생각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동양 오마카세는 총 10명정도 수용 가능해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셰프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좀 늦어지는 느낌이니 딱 8명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동양 오마카세 인테리어는 사실상 앞서 말한 어묵탕의 냄새가 다 했지만 불빛부터 포근한 전등색과 그림 한점이 있으로 고급스럽기에 내부가 꽉찬 느낌이다. 그렇다고 다른 오마카세처럼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오랜 아지트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어 좋았다.

동양 오마카세의 세팅은 다소 투박하여 당황스러웠다. 아직 가오픈이라 그런걸까? 아니면 어묵이라는 컨셉으로 정겨운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일까? 순간 일본 드라마인 심야식당이 생각났다.

주류 메뉴를 보면 가격대는 65,000원부터 110,000원까지 있다. 사케는 대표셰프님이 사케모임을 오랫동안 하시면서 본인의 음식과 페어링 하기 좋은 술들로 구성해두었다고 하니 믿고 골라도 좋다.

사케하이볼
만약 사케를 주문하지 않고 기린 맥주나 하이볼을 주문한다면 개인적으로 하이볼 추천한다. 한때 하이볼이 워낙 유행이라 여기저기서 하이볼을 판매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실망하는 경우가 크다. 하지만 동양의 하이볼은 달랐다! 한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사케로 하이볼을 만들어 주는데 정말 맛있어서 여러잔 시키고 싶을 정도였다.

0.3mm 어묵칩
11월, 12월 방문 그리고 계속 생각났던 메뉴가 무엇이냐 하면 당연코 어묵칩이다. 어묵을 튀길 때 나는 특유의 생선 냄새가 있는데 사실 나는 이 냄새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동양 어묵칩은 북해도산 연어알과 아귀간의 조화가 좋았는데 여기에 요거트 소스와 레몬필, 차빌. 짭짤한 어묵칩을 허브의 향과 연어알(이쿠라)의 살짝 비릿한 맛을 조화를 이루어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튀긴 어묵이 친숙한 맛이라 첫입에 먹으면 뻔하다 싶을 수 있는데 나머지 재료들이 전혀 뻔하지 않게 조와로우니 너무 재미있었다. 심지어 사케랑 마리아주!

모듬 스시(쯔마미)
나가노산 와사비를 곁들인 모듬스시. 참치 뱃살(오도로)과 일본산 대방어 등살과 뱃살, 연어알(이쿠라), 산타바바라 우니를 올려준다.
어묵 오마카세라길래 어묵 위주로 구성된 곳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스시가 나오니 오히려 산뜻한 느낌으로 시작되어 좋았다. 이날 처음으로 일본 대방어를 먹었는데 대방어 등급이 좋을 수록 이렇게 하얗고 깔끔하다고 한다. 참치는 녹은 느낌이라 비릿한 맛이 올라올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진짜 진짜 입에서 사르륵 녹는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같이 싸먹으라고 준 일본산 김에 참치와 우니 그리고 연어알, 와사비를 올리면 정말 맛있다!

에비신죠와 비스크소스
꽃개살과 새우살(에비) 그리고 계란흰자, 마를 넣고 중탕에 익힌 어묵인 신조와 매쉬드 포테이토를 곁들인 에비신죠
보자마자 왜 개구리 왕눈이 만화가 생각 났는지 모르겠지만....;; 음식을 받자마자 갑각류 해산물 냄새가 확 풍겼다.
거기에 엄청 부드러운 매쉬드 포테이토에서 화이트 루와 게살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신조와 함께 먹으면 게 한마리를 먹는 느낌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둘다 너무 부드러운 텍스처이기에 조금 씹는 느낌이 있었음 좋았을 것 같다.

파리지엥 뇨끼와 포르치니 소스
셰프님이 프렌치 요리 경력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뇨끼이다. 첫 요리(고바찌)로 나왔던 얇은 튀긴 어묵을 곁들여 주는데 처음에 뇨끼를 먹고 1/3정도 남았을 때 어묵과 같이 먹는 걸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트러플 향이 조금 강하지만 부드러운 뇨끼와 소스의 조합으로 인해 발란스가 좋다. 튀긴 어묵에 소스와 뇨끼를 올려 먹으면 트러플 향이 좀 약해지지만 새로운 맛이 나서 두가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고바찌에서 먹었던 튀긴 어묵의 감동은 여기서 느끼지 못했다. 차라리 신죠를 뇨끼와 함께 만들었음 어땠을까?

가리비 관자튀김
가리비튀김 위에 트러플 페스토가 올라온 덴푸라. 너무 뜨거울까봐 식으면 먹고 싶었는데 그럼 튀김이 눅눅해지기에 한입에 넣어야 한다. 튀김 안에 감싸여 있던 즙잉 탁 터지면서 미디움 레어로 익힌 것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운 가리비의 맛이 너무 맛있다. 트러플 페스토가 없어도 될 듯 싶다.



시그니처 오뎅
50년 어묵 전통 동양의 시그니처 어묵을 즐길 수 있는 메인 디쉬가 나왔다. 무와 백다시마를 같이 먹어야 감칠 맛이 올라온다. 제철기간 동안 직접 만든 유즈후추와 무 2덩이에 몇십만원 한다는 일본산 단무지도 준다. 어묵 국물의 맛은 콘소메 느낌으로 만들었으며 가쓰오부시 3가지를 배합하여 바디감 있는 국물을 만들었다. 다만 끝에서 살짝 쓴맛이 올라왔는데 처음에 무에서 나오는 쓴맛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가쓰오부시 중 한가지가 내장이 들어간 것이라 거기서 나오는 맛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얇은 어묵과 유부어묵이 정말 맛있었다.

전복 리조또
어묵 국물을 넣어 만든 전복리조또. 개인적으로 버터향이 좋고 간이 좀 강한 편이라 술이 생각나게 했다. 내어줄 때 와사비 오일을 살짝 뿌려 섞지 말고 떠먹어야 하는데 이때 와사비의 향이 톡 쏘는게 맛있다. 다만 나에겐 전복 술찜같은 맛이고 어묵국물의 쓴맛이 끝에서 올라와 딱히 임펙트가 있던 음식은 아니었다.


푸딩
단단한 생크림같은 텍스처에 맛은 아이스크림 먹는 느낌이었던 푸딩. 바닐라빈을 상당히 많이 넣었다는 것을 육안으로 와도 알 정도였다.
나에겐 푸딩이라기 보다는 일본 숙모가 만들어준 가정식 치즈 같았다. 결론은? 맛있다.

어묵 회사를 운영하면서 오마카세를 남매가 같이 한다고 하길래 일식쪽 공부하셨나 했다. 자신있게 이력을 보여주시는데 프렌치 15년 경력! 여기서 진짜 빵터졌다. 어떻게 이렇게 음식을 재미있게 풀어냈을까?? 스시 오마카세에 권태기가 왔다면 동양 오마카세 방문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지금은 업장이 많이 잡힌 듯하지만 이 당시 가오픈이기에 멘트와 서비스 스킬이 다소 부족함이 느껴져 백 키친에서 오래 근무하셨다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심야식당에 온 것처럼 모든 궁금증을 다 풀어주고 손님과 소통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또한 55,000원에 이구성을 즐길 수 있다고? 돈을 더 내서라도 오겠다 싶을 정도였다.
새로운 캐치테이블 스강신청 잘 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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