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모임에 유튜버 비밀이야처럼 술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입맛도 전문가인 분이 계신다. 그래서 내가 이 모임의 비밀이야이신 분이라고 부르는데 같이 모임하는 날이면 공부하듯 매번 즐겁다. 그 분은 강서쪽에 거주하시는데 강남까지 갈 필요 없이 집근처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며 매달 와인모임을 이 스시야에서 진행 하신다. 바로 스시히타! 스시히타는 오픈하자마자 강서권의 스강신청이 된 곳이다. 나도 집근처라 가야지 하면서도 예약이 어려워 못갔는데 이 분 덕에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아! 놀랍게도 게으른 파워J인 내가 올해 2023.02에 다녀온 후기다. 이번에도 결론만 말하자면 샤리는 좀 딱딱하지만 네타가 정말 미쳤다. 샤리가 딱딱했다는 건 밥이 좀 설익은 느낌이었는데 이날만 샤리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하셨다.
예약 방법 : 캐치테이블 매달 25일 오후 12:00
점심 : 12:00 ~ 14:00 _ 50,000원
디너 : 19:00 ~ 22:00 _ 100,000원
콜키지 : 와인,사케 1병 2만 원
하루 각 타임마다 6팀씩만 받는 1인 업장 스시히타. 처음 택시에서 내릴 때 간판이 안보여 어디지?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어두운 업장들 사이에 이렇게 혼자만 밝게 빛나고 있다. 주차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 공간을 인테리어로 사용하였다.
오마카세에서 보통 와인 1병당 2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이곳은 와인잔을 지허로 준다. 기물 욕심이 있는 곳이 확실히 자신의 색과 고집이 있는데 그런 점이 식사 시작부터 너무 맘에 들었다. 와인도 모두 오픈해주시고 페어링에 맞춰 냉장 보관 요청드리면 때에 맞춰 꺼내주시는데 이걸 모두 혼자서 다 컨트롤 하신다. 무뚝뚝하면서도 다 챙겨 주시는 모습이 참 츤데레 같아 더 매력있는 스시히타이다.
스시히타 내부는 닷찌 일자로 되어 있다. 액자 하나 걸려있지 않고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넓찍하다. 외투와 옷 등 개인 용품들은 뒤에 두면 된다. 화장실은 남녀 공용이지만 내부에 마련되어 있다.
스시히타 물은 뭐인지 모르겠다. 녹차 같기도 하고.. 이날 코감기에 열 때문에 살짝 둔하긴 했다. 처음 물을 제공하기 전에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 중 고를 수 있다.
스시히타 소금이 어떤 건지 모르겠다. 말돈소금은 결정체가 크고 끝맛이 달달하지만 스시히타 소금은 짠맛이 강하고 끝맛도 단맛이 없었다. 그냥 천연 소금인가...?
스시히타 차완무시(계란찜)
흰살 생선을 튀기 듯이 하여 구워 트러플 소스와 함께 계란찜위에 올렸다. 처음에 계란찜인지 몰랐지만 생선과 함께 먹으면 생선의 식감이 재미있어 씹는 맛이 있고 트러플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흰살생선(튀기듯이) 계란찜인지 몰랐음, 생선 때문에 식감이 잼남. 트러플 향이 은은해서 좋다 튀지 않아!
드라피에 그랑드 상드레 밀레짐
첫 스타트로 블랑 드 블랑이 칠링되어 있지 않아 아상블랑쥬인 드라피에 그랑드 상드레 밀레짐부터 마셨다. 푹 익은 사과의 꿀과 청사과, 아몬드, 이스트 그리고 아카시아 향이 올라온다. 산도는 마시기 시기 적절한 때였으나 이 와인은 차완무시와 같이 먹기엔 와인이 더 튀었다.
스시히타 자연산 도미
엄청 부드러우면서도 근육막에서의 쫄깃함이 좋았다. 자연산 도미의 겉은 양념이 되었지만 속살은 양념이 되어있지 않아 간이 잘 맞았다. 한점은 와사비, 두번째는 소금, 마지막에는 간장에 찍어 먹는 걸 추천! 드라피에 그랑드 상드레 밀레짐과 발란스도 좋았다.
스시히타 감성돔
2.5kg의 감성돔을 튀긴 감에 조렸다고 하는데 내가 제대로 들은게 맞나 싶다. 감을 튀겨요? 감성돔 조림의 달짝지근한 맛과 담백함이 조셉 드루앙 쥐브레 상베르땡과도 무난하였다. 하지만 드라피에 그랑드 상드레 밀레짐이 더 조화로웠다.
스시히타 관자구이
관자구이를 뿌리 와사비와 김두장을 겹쳐서 내어준다. 입안에 와사비가 부드럽고 은은하게 퍼지기에 처음에는 와사비 오일인가 싶었다. 관자 자체만으로는 정말 맛있게 먹었는 오히려 일본산 김에서 비릿함이 올라왔다.
스시히타 갑오징어
시소향과 갑오징어라니 !! 스시히타는 시소페스토를 만들지 않고 투박하게 시소 자체를 넣는데 그 향과 오징어의 조화가 너무 좋았다. 한치보다 살짝 씹는 맛이지만 한치처럼 입안에 부드럽게 녹아내려 한입 씹자 마자 이집 정말 잘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스시히타 흑점 줄무늬 전갱이
그동안 항상 오마카세를 방문하면 먹던 줄무늬 전갱이라 별 감흥도 없었는데 스시히타의 줄무늬 전갱이 입에 넣자마자 놀랐다. 네타 최고 너무 맛있다! 달달한 맛이기에 그냥 먹어도 좋지만 소금에 찍어 먹어는 것을 추천한다. 네타의 탄력도 좋고 드라피에 그랑드 상드레 밀레짐과 같이 즐기면 더욱 좋다.
스시히타 금태
살짝 구운 맛이 진짜 일품인 금태로 줄무늬 전갱이에 이어 이집 정말 잘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예전에 황제팽권같이 생긴 사람이 금태 마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생선이잖아요 라는 망언을 하여 어이가 털렸던 기억이 있어 금태만 보면 그때 기억이 떠올라 애증하는 생선이다. 아무튼 이런 기름진 생선을 살짝 구원 소금에 찍어 먹으니 너무 좋잖아! 금태는 블랑드 블랑이랑 먹어도 좋지만 드라피에 그랑드 상드레 밀레짐과 마리아주이다.
스시히타 참치등살
기분 좋은 참치 특유의 비린함. 역시 참치는 피노 누아랑 먹어야한다. 물론 샴도 괜찮다.
조셉 드루앙 쥐브레 상베르땡
스테비아에 버무린 듯한 산딸기와 딸기. 마굿간과 정향 그리고 스파이시한 허브향이 혀끝에 기분 좋은 자극을 준다. 스시의 입가심으로도 너무 좋았다. 의외로 다음 흰살 생선들과도 무난하게 마실 수 있던 피노누아.
아일랜드 참치 뱃살
느끼함 없이 깔끔하면서도 탄력이 좋은데 부드러웠다. 텍스처가 마치 참치의 구조감을 살살 무너트리는 느낌이었다. 참치와의 페어링으로 조셉 드루앙 쥐브레 상베르땡와 괜찮았지만 약간 참치의 피비린내가 올라오게 만들었다. 사케랑 제발 마시길.
스시히타 차새우(보리새우)
삶은 새우를 까서 다시 살짝 데친 차새우. 자칫 잘못 삶으면 찔기는 듯한 푸석함이 있는데 스시히타의 차새우는 부드럽고 와사비랑 조화로워 사케랑 찰떡이었다. 사케는 달짝지근한 것으로 추천한다. 블랑 드 블랑인 뤼나르는 깔끔하게 입안을 씻어내는 정도였다.
뤼나르 블랑 드 블랑
이미 앞에 뤼나르 블랑 드 블랑보다 강한 와인을 마셔서 그런가 임펙트가 덜했다. 입안을 어느정도 씻어 내고 마시면 아카시아 꿀의 향과 맛이 굉장히 치고 올라온다. 그다음 이스트가 올라오며 마무리로 자몽껍질처럼 살짝 씁쓸한 맛과 시트러스 향이 은은하게 깔아준다. 뤼나르는 깔끔하게 입안을 씻어내는 정도였다. 내가 가져온 와인이라 처음에 마셨음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와인이다.
스시히타 산타바바라 우니
역시 사케랑 마셔야 한다! 특히 시원하게 칠링한 달달한 사케. 산타바라라 우니는 기분좋은 바다내음으로 입안에 여운이 오래갔다.
나베시마 도쿠베츠혼죠조 핑크라벨
친구와 오마카세를 가면 항상 좋은 사케를 들고 왔다고 하지만 나는 사케에 잘 모르기에 이게 맛있는 거구나 하고 마셔왔다. 물론 저렴한 사케를 입에 넣는 순간 아... 그 사케들이 정말 좋은 거였구나 깨닫지. 나베시마 도쿠베츠혼죠조는 정말 지금까지 먹어본 사케들 중에서 가장 내 취향이었다. 복숭아와 사쿠라 그리고 참외향의 조화가 너무 좋았으며 달달한 맛 뒤에 신선한 산미가 일품이었다. 가격을 들었을 때 정말 최고의 가성비 술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 적절한 단맛이 오마카세 음식들과 정말 찰떡이었다.
스시히타 전갱이
이때부터 취했나? 후기가 갑자기 간결하게 적어 두었네. 시소 향 좋았으며 소금 찍어 먹는걸 추천한다. 샴이랑 마시는 것도 좋지만 오크터치가 많이 느껴지는 것과는 금지!
스시히타 고등어 봉초밥
시소와 김두장, 생강 그리고 위에 살짝 구웠다.
스시히타 다꼬지
스시히타 아나고
식사의 끝을 알리는 아나고. 전기 구이에 구운 장어냄새가 너무 좋았으나 나는 장어를 못먹기에 옆사람 드렸다.
스시히타 디저트
전통다과 같았던 교쿠(계란)를 마지막으로 잣을 뿌린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디저트로 나오며 마무리 하였다.
이 날따라 샤리가 딱딱하다며 아쉬워 하셨지만 굳이 집앞에 이 가격에 이정도 수준을 내는 스시야가 있어 강남권에 찾아 갈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먹어본 스시야 중에 네타를 잘 다루고 입에 넣자마자 리액션 터지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아마 가격대비 너무 좋은데 주류를 꼭 시켜야하는 곳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예약만 성공한다면 매번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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