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줄 근무하는 영감과 데이트를 할 수 있는 날짜를 맞춘다는 건 정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나부터가 평일에 데이트하는 것을 버거워 하는 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영감은 평일에 쉬는 경우가 많기에 사람이 밀집한 유명 데이트 장소를 널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좀 희생해야하지만^-^....
이번 데이트 장소로 고른 곳은 서로 교통편을 생각한 이태원! 사실 이태원은 우리집에서 애매한 곳에 있기에 방문을 잘 안하는 곳 중 하나이다. 영감이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하여 오게 되었는데 정말 뜻밖의 음식점이라 맛보다는 하나의 경험으로도 매력있는 곳이었다. 앞으로도 영감에게 데이트를 맡겨도 될 것 같은 안도감을 느낀 하루.

우리가 방문한 곳은 브라이리퍼블릭 이태원으로 전통 남아프리카 공화국 음식을 제공하는 남아프리카식 음식점이다. 아무리 이태원이 세계 다양한 음식점이 즐비하고 있다지만 남아프리카 음식이라니??!! 벌써부터 너무 특이하고 색다른 재미가 있을 거 같아 기대 되었다. 문앞에 들어서기 전부터 한국판 미슐랭인 블루리본이 2017년부터 2022년 올해까지 선정된 표시가 부착되어 있었다. 더불어 망고플레이트 인기맛집까지! 아니... 우리 영감이 이런 센스가 있었다니?! 여길 찾아낸 영감이 신기하고 기특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니...

브라이리퍼블릭에 들어서면 커다란 진짜 오크통으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들 그리고 가게에 외국인으로 꽉찬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정말 한국인이 1/3이고 대부분이 외국인들이라 여행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브라이리퍼블릭 벽면에는 동물의 진짜 가죽이 붙어 있어 뭔가 신기하면서도 내 입장에선 무서운 느낌을 받았다. 음.. 뭐랄까...? 에버랜드에 온 느낌이랄까?

음식은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여 주문한 생맥주가 먼저 나왔다. 영감은 코젤 kozel dark 5,500를 주문하였고 나는 인디아 IPA India IPA 8,500원을 주문하였다. 영감의 코젤을 마셔보지 못했지만 역시나 인디아IPA는 특유의 홉과 과실, 과일의 필의 향이 잘 살아나 맛있었다.

여유롭게 주변을 구경하며 기다리면 음식이 나온다. 약간 한국과 다르게 천천히 나오니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메인 음식인 미트 플레이터 Meat Plater는 양고기와 남아공만의 소세지 2개 그리고 감자샐러드, 야채샐러드가 나온다. Lamb Chops(2) + Boerewors (1) + Pork Banger (1) with Garlic Potato, Mielie salad and Slaw.

브라이리퍼블릭의 소세지는 정말 특이했다. 이게 남아공 전통소세지이구나. 소세지는 2가지로 나오는데 하나는 소와 양고기등의 여러 고기를 섞은 소세지. 나머지 하나는 돼지고기 소세지. 이 소세지들은 우리가 아는 부드럽고 밀가루와 고기가 섞인 맛이 아니라 투박한 다진 진한 고깃덩어리 같았다. 후추의 맛과 강한 간에 적절한 향신료로 엄청나게 혀를 자극시켜 계속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정말 딱 술안주! 후추를 정말 사랑하는 영감에게는 최고의 소세지였다.
브라이 리퍼블릭 양고기는 바베큐그릴에 구워서 그런지 살짝 썰기 버거웠다. 그래서 내가 영감의 양고기까지 다 썰어주었지. 보통 양고기에 민트젤리를 곁들여 먹는데 브라이리퍼블릭의 양고기는 후추를 많이 사용하여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냥 먹는 것보다는 옆에 사이드로 나온 음식들과 함께 먹는 걸 추천!

두번째로 나온 음식은 미트파이 Meat pie 13,500원. 메뉴판을 보면 Check if your favourite pie is available!이라 적혀있다.
curry lamb 커리양고기, steak & kidney 소고기와 신장?, mixed meat 믹스고기, spicy pork mince 매콤한 다진 돼지고기, lamb 양고기, lentil & mushroom 렌틸콩과 버섯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애초에 파이를 먹을 생각이 없었으나 직원이 적극 추천하여 믹스 고기파이를 주문하였다.

영감은 미트파이의 밀가루가 싫었고 나는 미트파이만 보면 스위니토드가 자꾸 생각나 안 먹고 싶었다.... 이걸 좋아하는 사람만 먹길. 우리는 고기만 긁어 먹었다. 그나마 옆에 소스랑 같이 먹으면 괜찮다.
여길 또 방문할 의사가 있다면 영감과 말고 다른 친구들이랑 오고 싶다. 먹는 내내 영감이 몽골족이 순록을 먹는 영상을 틀어주고 본인은 꼭 남아공에 여행을 갈거라면서 동물들 얘기만 해서 음식에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끌시끌했던 이태원의 술집거리가 아닌 색다른 음식점이 즐비한 곳에서 즐긴 시간은 매우 특별했으니 한번쯤 방문하는 걸 추천! 다만 호불호가 있을 음식점이라는걸 염두하고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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